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hit1209/50185406526


류시화가 엮은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수많은 블로거가 담아가고 사람들이 인상적이라고 수첩에 적어가는 시이다. 시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서 구글에 '오르텅스 블루'를 검색해보았다. 많은 블로그들이 그 이름의 프랑스어 스펠을 Hortense Vlou 라고 적어놓았고 나는 이 걸 다시 구글링을 하였는데...





???




뭔가 이상하지 않나?

프랑스인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구글에서 한국어 페이지 밖에 안 뜬다! ( 맨 위의 텀블러는 영어인데요? 들어가서 아카이브를 보니 한국어로 된 내용이 있는 것이 주인이 한국인(or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화자)일 가능성이 높다. )


이상하게 생각한 나는 이리저리 구글링을 더 해보게 된다.



아래 내용은 결국 별 성과가 없었고 급한 분들은 글 후반부의 최종 조사 내용만 읽으시면 됩니다=


우선 위키백과 (프랑스어) 에서 오르탕스를 검색해보았으나




Vlou 는 없네?


혹시 블루를 Bleu 인데 Vlou로 착각한 건 아닐까해서 Bleu 로도 검색해보았으나 별 효과는 없었다.


그 다음에는 시의 프랑스어 전문 + 시인 이름을 해보았다.


cf.

Désert

Il se sentait si seul dans
ce désert
que parfois il marchait
à reculons
pour voir quelques traces
devant lui



오호라 프랑스어 페이지 두 개 걸렸다.





아래에 있는 페이지는 들어가보았으나 별 거 업었고 게다가 Viou로 오타가 있는 걸로 보아 잘 모르는 사람이 쓴 듯. (오타 Viou까지 퍼간 블로거도 있다)


위의 페이지에는 뭔가 있을 것 같다. 뒷 내용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들어가봤다.


완전 프랑스어다. 사이트 주소도 orange.fr 이 들어가는 걸로 보아 주인도 프랑스인(또는 프랑스어 화자)일 것이다.

*orange.fr은 프랑스의 포털 사이트


내 프랑스어 실력으로는 택도 없어서 구글 번역기에 넣고 돌렸다. 무슨 이해가 안 되는 내용만 잔뜩 써있다. 찾던 부분이 있긴 있었다.



Coran, XLVII, 38 : " Qui est avare ne l'est qu'à l'encontre de soi-même. "


Dans le métro, il y a un an ou deux, ce poème d'Hortense Ylou :

Il se sentait si seul dans

ce désert

que parfois il marchait

à reculons

pour voir quelques traces

devant lui


" Pourquoi les penseurs occidentaux ne font-ils pas rupture avec la réalité politique occidentale ? " (Adonis, in La Prière et l'épée)



잠깐만요.....poème d'Hortense Ylou(오르탕스 일로우의 시)???

Hortense Vlou라면서요???


일단 Hortense Ylou를 검색해보았다.


...



이 페이지 밖에 안 나온다. 이 페이지가 원전인 것 같다. 그냥 오타인 가능성이 큰 것 같다.


Dans le métro, il y a un an ou deux, ce poème d'Hortense Ylou


"지하철에는 1~2년 간 오르텅스 블루의 이 시가 걸려있었다"라는 뜻 같은데 (번역에 자신은 없네요)


파리 지하철의 시 콩쿠르라는 내용은 있지도 않다.

'메트로'나 '시'라는 단어도 한 번 밖에 안 나온다.


갈수록 미궁으로 빠지는 출처..




사이트 홈으로 가봤다.


RESURGENCES, le site de Jean Sur


라고 써있다.


Jean Sur 씨의 Resurgences 라는 제목의 개인 홈페이지 같다.



더 이상의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여기까지가 2014년 6월 11일까지 찾아본 내용=



결국 남은 의문점


~파리의 지하철은 시 콩쿠르에서 저 시를 뽑은 적이 있는가~


~Jean Sur 씨가 창작한 건가, 파리의 지하철 시 콩쿠르에서 가져온건가~


~만약 파리의 지하철에 정말 저런 시가 있었다면 왜 프랑스어 웹에 Jean Sur 씨의 개인 페이지를 제외하고 저 시를 찾을 수 없는가~


~결국 류시화 씨는 대체 이 시를 어떻게 알고 엮었는가~


~왜 수년간 제대로 출처를 찾아보려한 블로그가 없었는가~ (있었네?)



* 추가 조사

● 시인의 본명은 프랑수아즈 바랑 나지르. 

<사막>은 정신병원에서 요양 중일 때 쓴 시로, 
파리 지하철 공사에서 주최한 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

 첫사랑에 실패한 후 정신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서 몇 년간 
요양 생활을 한 그녀는 안정을 되찾은 후, 
방글라데시인 남편을 만나 아들을 낳고 정상적인 생활을 했지만 
결국 정신병이 다시 도져서 이혼한다. 

◎ 시 출처: 이해인 산문집 "꽃이 지고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 from http://blog.daum.net/sbk2671/15862481 ))


미들네임은 바랑? 세랑? 이해인 산문집이 없어서 확인을 못 하겠네.

Francoise Nazir (또는 Nazeer) & Hortense Vlou 검색해도 별 거 안 나온다.





>>마지막 조사 내용<<

댓글로 제보를 받고 찾아보니

Jean-Louis Dessalles의 Aux Origines du Langage 라는 책에서 이 시를 인용했다. 책에서 인용한 바에 따르면 작가는 Hortense Vlou이고 파리 교통 공단 (RATP; Régie Autonome des Transports Parisiens) 과 텔레라마(Télérama; -프랑스 유명 문화 관련 주간지-)의 시 콩쿠르에서 Premier Prix를 수상했다.

*Aux Origines du Langage Chapitre 8이 인터넷에 업로드 되어 있음.

http://maelko.typepad.com/Protolangage.pdf

또한 류시화 시인의 페이스북 페이지 2016년 1월 13일에 게재된 '아침의 시_107'에 이 시를 작가에게서 게재 허락 받게된 경위가 쓰여있다. 프랑스에 있는 화가 지인에게 부탁하여 작가의 자택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 글에서 추측컨대 프랑스웹에서 작가 정보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1)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기 전의 콩쿠르에서 수상했고, 2) 작가가 인터넷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의문점이었던 시의 출처는 파리 지하철 공사가 아닌 '파리 교통 공단(RATP)의 콩쿠르'이었고, 콩쿠르에서 대상(grand prix)은 아니었지만 premier prix(일등상이나 금상 정도)를 수상한 작품이며 1999년의 수상작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에도 별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류시화 씨는 대체 이 시를 어디서 알았는가'라는 의문점에 대해선 본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일 빠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Hortense

http://fr.wikipedia.org/wiki/Hortense
ttp://js.resurgences.pagesperso-orange.fr/marche.htm (해당 페이지)

http://js.resurgences.pagesperso-orange.fr/index.html (홈)

http://grandprixpoesie.ratp.fr/ (파리 교통 공단의 시 콩쿠르)



-알프레드 디 수자

http://cozyroom.egloos.com/1448520



Posted by scudmissile_kr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봉봉 2014.06.26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는 좋은데 출처가 미심쩍군요 류시화씨가 좀 대강하신듯

  2. 봉봉 2014.06.26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블로거님 악착같이 따라붙는 근성 짱입니다 저도 첨에 한국인들이 가져온 불어원본이 스펠 문법 엉터리라 좀 이상했었는데 제대로 원문 찾아주셔서 감사

  3. 코코 2014.11.12 0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굉장히 흥미롭게 잘읽었습니다~^^ 읽고나니까 정확한 출처가 더 궁금해지네요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minhacho/ 화과자 2015.12.29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의문을 품고 구글링하다 들어왔습니다. 평소 류시화씨에 대해 생각하던 것도 조금 비슷해서 ㅋㅋㅋ반갑네요 :)

  5. 저도 2016.02.01 15: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문에도 여러번 인용됐는데 다들 의심없이 인용하시더군요... 이상해서 검색중인데 이 블로그까지 들어오게 됐습니다... 류시화님 페북에 이런 글이 올라와있습니다..
    https://m.facebook.com/poet.ryushiva/photos/a.416815941756831.1073741831.415339421904483/796786117093143/?type=3&_ft_=top_level_post_id.796786117093143%3Atl_objid.796786117093143%3Athid.415339421904483%3A306061129499414%3A69%3A0%3A1454313599%3A7370594892833191897

  6. 123123 2016.04.11 2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리 지하철 공사가 아니라 파리교통공단 RATP에서는 시 공모전을 합니다.
    Grand prix poésie RATP 나 혹은
    concours poésie RATP 로 검색해서 찾아보시는게...

  7. 괴벨스저격 2016.04.11 2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JoTrCPqveAwJ:icc.enst.fr/MCII/ChartParser.html+&cd=1&hl=ko&ct=clnk&gl=kr

    확인사살 더하자면 Telecom ParisTech 에 저장된 웹캐시에는 1999년 수상작이라고 나오네요.

    Interfacing with perception

    Classical approaches to semantics (including logical semantics and lexical semantics) fail to associate reference to as simple a phrase as The book on top of the shelf. Procedural semantics, as sketched above, can process such phrases at the semantic level as long as the programme knows the corresponding predicates book(X) and on(X,Y) and is able to compute book(X),on(X,shelf) to retrieve X. Let us consider another example, taken from a poetry written by Hortense Vlou (winner of the Télérama-RATP 1999 poetry contest):
    Il se sentait si seul dans ce désert que parfois il marchait à reculons pour voir quelques traces devant lui.

  8. 괴벨스저격 2016.04.11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시 원어전문. 원제는 Désert

    Désert

    Il se sentait si seul dans
    ce désert
    que parfois il marchait
    à reculons
    pour voir quelques traces
    devant lui


    http://maelko.typepad.com/Protolangage.pdf
    어떤 분이 찾으셨네요 ㅎㅎ 이 서적 12페이지에 이 시에 대해서 인용했습니다.

  9. Favicon of https://scudmissile.co.kr scudmissile_kr 2016.07.26 2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보고 마지막 내용 보충했습니다.

  10. ㄹㄴㄹㄴㄴㄴㄴㄴㄴㄴㄴ 2018.07.16 0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걸찾으신 님도 대단합니다 ㅋㅋ

  11. dreamwith 2018.07.16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시를 보고 강한 충격과 깊은 인상을 받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이 블로그를 찾게되었습니다, 꼼꼼한 조사과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덕분에 궁금한 점들을 풀게되어 감사드립니다.

  12. 지나가던사람 2018.10.01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서 구독하시던 조선일보에 이 시가 소개된적이 있어요
    이 시를 너무 좋아해서 국어시간에 발표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ㅋㅋ 2000년대 초반쯤으로 기억하고, 지금 찾아보니 당시 기사도 조선일보 웹사이트에 아카이빙 되어있네요. 2002년 8월 기사입니다. 그 이후로 기사가 한건 더 있네요. 그 때쯤 한국에 소개된 듯 하고 류시화씨도 여기에서 처음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가워서 댓글 남겨봅니다.
    http://news.chosun.com/svc/content_view/content_view.html?contid=2002080570266